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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9/15(월)
[도민] 아리랑의 미래를 생각한다  
오피니언

아리랑 유네스코 등재 1주년을 맞아

진용선 정선아리랑연구소장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지 어느새 일주년이 되었다.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담은 아리랑은 지난 일 년 내내 화두가 되었다. 올해 열린 축제만 해도 정선아리랑제, 밀양아리랑축제, 진도아리랑축제, 영천아리랑제, 문경새재아리랑제 등을 비롯해 서울아리랑페스티벌, 광주세계아리랑축전, 코리안페스티벌, 서울아리랑페스티벌, 공주아리랑제 등이 잇따랐다. 여기에 박물관 전시와 서예전, 아리랑 공연 등을 합친다면 일일이 수를 헤아리기조차 힘들 정도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기 전부터 이어온 것들이 있지만, 대부분 올해 들어 새롭게 시작된 행사들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인문학이라는 이름을 내건 강좌나 강연 등에 아리랑은 빠지지 않았다. 정부도 아리랑을 국민통합의 구심점으로 활용하겠다고 나섰다. 아리랑의 현대적 재해석과 함께 민족 공동체의 아이콘화, 지역적 행사 차원을 넘어 국가적 아리랑 축제로 승화, 아리랑의 날 제정 등의 사업을 중점 추진하는 등 아리랑을 문화융성의 가치 실현을 위한 키워드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어떤 것을 좋아하는 현상이 전체를 휩쓰는 현상을 ‘신드롬(syndrome)’이라고 한다면, 그간의 추세는 정말 ‘아리랑 신드롬’이라고 할 만하다.

아리랑 신드롬에 묻혀 나도 글을 쓰고 강의를 하며 더없이 바쁜 한 해를 보낼 수 있었다. 한 해 동안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일본 등 곳곳의 아리랑 현장을 다녔다. 곳곳에서 아리랑에 대한 소박한 열정에 감동했는가 하면 아리랑을 전승하면서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 하려는 노력을 눈여겨보기도 했다. 사람들은 거창하고 요란한 구호보다 아리랑을 통해 ‘재미와 유익’, ‘감동과 느낌’을 얻으려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런 추세와는 달리 지난 한 해 동안 아리랑을 둘러싸고 벌어진 지자체간의 경쟁은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나타난 과열양상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많은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지자체마다 자기 지역의 아리랑에 대해 자긍심을 가지고 생활 속에 모두가 함께 부르는 노래로 확산하는 노력은 반가운 일이다. 음악적 특성과 토리(tori)가 서로 다른 아리랑이 다양한 층위의 담론과 더불어 꿈틀거리며 요동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열정이 지나쳐 무리가 따르거나, 민요의 올바른 전승 보전을 위해 무엇이 우선인지 앞뒤가 헷갈리는 것은 곤란하다.

유네스코가 우리 아리랑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한 위상에 맞게 아리랑은 올바른 목표에 따라 올곧은 길을 가야 한다. 원형을 보존하되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 확산, 콘텐츠 육성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외형적 성과 위주의 사업보다는 내실을 굳건히 다져야 하며, 거창함을 빙자해 쉽게 판을 벌이는 오류도 지양해야 한다. 이것이 아리랑의 미래를 여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라는 레떼르는 훈장이 아니라 보호요청에 가깝다. 인류무형문화유산에 걸맞게 인류공동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아리랑을 잘 보존·전승하고 한국의 대표적 민요로 확산할지를 고민하고 실천한다면 그것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의 의미가 빛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 강원도민일보 2013년 12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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