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http://www.arirang.re.kr
조회: 6539
정선의 식생활3-구황식물  
 정선 산골 사람들은 30여년 전 까지만해도 옥수수와 감자, 메밀을 주식으로해 살았다. 그나마 농사가 잘 되어 먹을 거라도 풍부하면 다행이지만 흉년이들어 식량이 모자라기도 한다면 초근목피(草根木皮)를 뜯어먹고 살아야만 했다. 사람들은 이른 봄 부터 산에 올라가 나물을 뜯어 데쳐서 말리고 한 해 한 해를 힘겹게 살아갔다. 한겨울을 보내고 이듬해 봄을 지내는일이 얼마나 버거웠으면 “봄살아 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지금은 이런 산나물들이 건강에 좋더고해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이 지역의 노인들에게는 아직도 배고픈 시절을 연명하던 잊을 수 없는 식품으로 기억된다.

1) 도라지
 봄에 속잎이 나와 여름이 지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나무를  날카롭게 깍아 도라지를 캔 다음 껍질을 벗겨 물에 담가 쓴맛을 우려낸 후 소금간을 해 볶아먹거나 고춧가루, 마늘, 식초, 설탕 등의 양념을 해서 무쳐먹기도 한다. 또는 바짝 말린 후 가루를 내 밥에 섞어 먹는다.
 도라지는 민간의학에서 거담, 진해 등 몸 상부 질병에 많이 쓰였고, 소염제로도 쓰였다.

2) 더덕
 덤불 밑 습지에서 자라는 식물로 춘분(春分)이 지난 후 캔다. 향이 매우 강해 옆을 지나다가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다. 껍질을 벗겨 양념장을 발라 볶거나 구워먹으며 때론 삶아 말린 후 가루를 내어 밥에 섞어 먹기도 하였다.

3) 고사리
 4~5월에 야산에 피어있는 고사리를 손으로 꺽어 딴 후 깨끗이 씻는다. 그리고나서 끓는 물에 데쳐서 무친 다음 밥반찬으로 해 먹거나 말린다.

4) 고비
 입하(立夏) 무렵 채취하는 나물로 깊은 산 속에서 자란다. 길이가 길고 잎이 넓으며 세콤한 맛이 난다. 주로 장에 넣고 무쳐서 먹거나 대궁의 껍질을 벗겨 간장에 찍어 먹기도 한다. 고비는 시기를 잘 맞춰 뜯어야하는데, 일년이 지나면 나무로 자라난다.

5) 곰취
 빛깔이 진녹색으로 잎이 큰 나물이다. 깊은 산에서 잘 자라는 식물로 손으로 꺽어 뜯은 후 깨끗하게 씻어 쌈을 싸서 먹거나 끓는 물에 데쳐서 말린다. 또는 잿물에 삶은 후 다시 물에 빨아 떡에 넣어 취떡을 해 먹는다. 주로 음력 4월 경 부인네들이 허리에 데리끼를 차고 다니면서 뜯던 대표적인 봄나물이었다. 지금은 뿌리채 뽑아가는 무분별한 채취로 예전만큼 뜯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6) 나물취
 곰취와는 달리 잎이 넓지가 않고 약간 갸름하다. 깨끗이 씻어 쌈을 싸서 먹거나 말려서 나물로 무쳐 반찬을 해 먹는데 쓴다.

7) 미역취
 나물취보다 잎이 더 갸름하다. 얕은 산에도 많으며, 주로 말려서 반찬을 해먹는데 쓴다.

8) 떡취
 잎이 크고 뒷면이 흰 빛을 띈다. 삶으면 냄새가 좋아 취떡을 해먹는데 쓴다.

9) 곤드레
 4월 말에서 5월에 걸쳐 채취하는 조선엉겅퀴과의 산나물이다. 나물취와 모양이 비슷하나 잎이 둥그스레하며 표면에 윤기가 나나 거친 솜털이 있는 점이 다르다. 나물을 무쳐서 먹거나 국을 끓이면 마치 미역국처럼 부드러워 다른 음식과 함께 즐겨 먹던 나물이다. 정선아리랑 가사에 “한치 뒷산에 곤드레 딱주기 님의 맛만 같다면 / 올같은 흉년에도 봄살아 나지요”라는 내용이 나올 정도로 배가 고플 때 삶아 실컷 배불리 먹던 나물이었다.

10) 딱주기
 곤드레와 함께 4월과 5월에 채취하는 대표적인 산나물이다. 대궁이 자라면서 옆으로 잎이 다섯장씩 자라며 맛이 부드러워 남녀노소 즐겨 먹던 산나물이다.

11) 참나물
 높고 깊은 산의 습지에서 잘 자라는 식물로 주로 소만(小滿)이나 망종(芒種)에 손으로 뜯는다. 깨끗하게 씻어 끓는 물에 데친 후 무쳐서 반찬으로 먹는다.

12) 두릅
 4월 초에 갈구리를 가지고 어린 순을 채취한다. 끓는 물에 데친 후 고추장에 찍어 밥반찬으로 먹거나 무쳐서 먹는다. 두릅에는 참두릅과 개두릅이 있는데, 참두릅은 옛날 악귀를 쫒기위해 집집마다 문설주 위에 걸어 놓던 가시돋힌 엄나무의 새순으로 많이 먹으면 속이 쓰리다. 그러나 개두릅은 참두릅보다 더 부드러우며 많이 먹어도 속이 쓰리지 않는다. 특히 개두릅은 가시가 거의 없는데다 신경통에도 좋아 장터에서 잘 팔리는 나물이다.

13) 꼬들배기
 봄, 가을 세 계절에 묵은 밭에서 채취하는 식물로 ‘씀바귀’라고도 한다. 주로 여자들이 채집하며 무쳐서 밥반찬으로 해 먹거나 가을 김장철에는 고들빼기 김치를 담근다.

14) 달래
 봄에 밭에 저절로 자라는 것을 호미로 캔다. 주로 여자들이 캐서 깨끗하게 씻은 후 초고추장에 살짝 무쳐서 반찬을 해 먹는다. 톡 쏘는 매운 맛이 강해 떨어진 입맛을 돋우는데 좋다고 한다.

15) 누리대
 정선 평창에서는 ‘누르대’라고도 하며, 음력 4월 말 경에 깊은 산속에 들어가 줄기를 손으로 뽑아서 채취한다. 줄기가 길고 누린 맛이 나 처음 먹는 사람은 비위를 상하게 된다. 반찬으로 먹거나 껍질을 벗겨서 간장에 찍어 술안주로 많이 이용된다.

16) 버섯
 습지의 나무에 기생하는 표고버섯이나 느타리 버섯 등을 따다가 물에 불린 후 깨끗하게 씻어서 삶아 밥반찬을 해 먹거나 죽을 쑤어 먹는다. ‘부자지간에도 있는 곳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송이 버섯은 옛날부터 값이 좋았고, 참나무 고목에서 자라는 영지버섯이나 뽕나무 고목에서 자라는 상황은 약재로 쓰였다.

17) 송피(松皮)
 소나무 겉껍질을 벗겨내고 속껍질인 송피를 칼로 긁어 방아에 찧거나 이겨서 옥수수가루나 콩가루에 버무린 후 솥에 쪄서 떡처럼 만들어 먹는다. 떫은 맛이 많이 나지만 병자년에 춘궁기를 넘기던 대표적인 구황식물 이었다.

18) 칡
 산지 곳곳에 흔한 칡뿌리를 캐서 토막을 낸 후 전분을 내어 먹는다. 또 삶은 칡잎으로 칡떡을 해 먹기도 했으며, 어린 아이들은 물이 빠질 때 까지 칡뿌리를 씹으며 간식을 대신했다.

                    폼메일 발송 수정/삭제     이전글 다음글         창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