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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에게 아리랑의 감동을 전하자  

                                        아리랑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확정
                                세계인에게 아리랑의 감동을 전하자

                                                                                 진 용 선 정선아리랑연구소장


 정말 기쁜 일이다. 마침내 우리나라의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이미 지난달 유네스코 보조 심사기구에서 아리랑을 ‘등재권고’한 터라 무난히 등재로 이어질 것으로 여겨 크게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막상 등재가 된 오늘은 분명 어제와 다르다.  
 우리의 아리랑이 유네스코 세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한국인에게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노래 아리랑이 한국인뿐 아니라 세계인들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는 무형문화유산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리랑은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에게 각별했다. 일제 강점기인 1926년 나운규(羅雲奎)의 영화 ‘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고단한 삶을 그렸다. 우리가 즐겨 부르는 아리랑도 이 때 주제가로 세상에 첫 모습을 드러낸 노래다. 영화에 대한 입소문과 함께 아리랑은 삽시간에 중국, 일본, 러시아 등지로 퍼져갔다. 해방 후 6・25전쟁 때에는 참전 용사들과 이들을 위문하기 위해 온 가수들을 통해 멜로디와 가사가 알려지기도 했다.
 서울 올림픽 당시 공식 음악으로 선수 입장식 때나 시상식, 폐막식 때 연주된 아리랑은 지구촌 곳곳의 안방에까지 울렸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탁구, 축구 등의 국제 스포츠 경기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의 단가와 응원가로 두터운 체제와 이념의 벽을 훌쩍 뛰어 넘은 노래도 바로 아리랑이었다. 2002년 월드컵 응원 현장에도 아리랑은 붉은 함성으로 뜨겁게 타올랐다.
 시간적으로 조선 후기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오늘에 이르는 아리랑은 공간적으로는 한반도를 비롯해 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 일본, 하와이, 미주 등지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 두루 퍼져 있다.
 아리랑에는 은근과 끈기의 정서가 녹아 흐른다.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한국인의 특별한 역사적 고난과 이를 극복한 사회적 경험이 배어 있기에 한국인의 정체성을 드러내준다. 그래서 누구나 아리랑은 한민족의 DNA가 깃든 노래이자 한민족을 하나로 묶는 힘을 가진 민요로 여긴다.
 그런데 지난해 6월 아리랑이 중국 국가급 무형유산으로 등재되자 우리의 아리랑을 중국에 빼앗긴 게 아니냐고 분개한 이들이 많았다. 동북공정과 빗대어 아리랑공정이라 여기기도 했다. 이 정도면 사용자인 중국 조선족을 비난하기에 앞서 주인 노릇에 소홀히 한 우리가 먼저 반성해야 한다. 그동안 아리랑은 초중고교 음악책에 한두 쪽 실려 있고, 그나마 건너뛰기 일쑤였다. 많이들 좋아하는 것 같지만 향유하지 않고 무관심했다. 늘 가까이 있어 그리 귀한 줄 몰랐기 때문이다. 이러한 와중에 아리랑이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점은 그나마 천만다행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중요한 시기다.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계기로 일고 있는 갑작스럽고 지나친 관심을 호들갑처럼 드러내지 않는 자제력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리랑을 어떻게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가꾸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아리랑을 세계에 알려 가치를 드높이려면 우선 안으로 내실을 다지고 밖으로 외연을 넓히는 두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먼저 내실을 다지는 일이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전승현장에서 사라져가는 아리랑을 되살려야 한다. 화려한 무대에 올리는 아리랑도 중요하지만, 경로당이나 일터 등에서 아리랑을 노래하고, 춤추게 해야 한다. 밑바닥 아리랑부터 살려내 마을마다 자연스런 전승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오랫동안 축적된 방대한 아리랑 콘텐츠에서 희로애락을 불러내야 한다. 그래서 다양한 삶과 사랑을 통해 우리가 교훈을 받고 미래를 꿈꾸며 노래할 수 있도록 아리랑이 생활 속에 깊게 녹아들게 해야 한다.
 또 한 가지는 아리랑의 외연을 넓히는 것이다. 아리랑은 노래 그 자체만으로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주기엔 한계가 있다. 아리랑을 인류 모두가 공감하는 주제를 지닌 오페라, 영화, 춤과 노래 등으로 만들어 세계 속으로 뛰어든다면 세계인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주게 될 것이다.  더불어 디아스포라로 빚어진 아리랑을 따뜻이 보듬어야 한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시기 더없는 아픔을 담아 중국, 러시아, 일본, 하와이, 미주, 멕시코, 쿠바 등지로 떠나간 아리랑을 찾아 삶의 궤적을 기록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비로소 우리가 아리랑의 떳떳한 주인이 되며, 오랜 세월이 지나도 그 땅의 후손들은 아리랑이 한국에서 온 노래라고 믿을 것이다. 문화의 속성으로 본다면 한민족 아리랑 문화권도 이를 통해 자연스레 구축될 것이다. 이것이 올바른 세계화의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로 우리민족의 아리랑이 세계적 전통 민요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한국의 아리랑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은 아리랑의 주인이 우리가 되었다는 의미이지 등재 자체가 곧 세계화는 아니다. 앞으로 온 세계 사람들이 아리랑을 눈여겨본다는 것이다. 아리랑이 한국인에게 감동을 주고 각별한 의미를 주는 것처럼 이제는 우리가 주인이 되어 세계인에게도 그런 감동과 의미를 느끼게 해야 할 것이다.

* 강원일보 2012년 12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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