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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음반으로 듣는 아리랑 아라리오  


우리 민족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종종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는 것에 비유하기도 한다. 민족사적으로 볼 때 크고 작은 사건에도 아리랑의 숙명은 그대로 이어진다. 희노애락(喜怒哀樂)이 담겨있고 저항애수(抵抗哀愁)의 정신이 깃든 아리랑이 몇 십 년이 흘러도 오래도록 사람들의 관심 속에 살아남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2007년 1월부터 매월 넷째 주 토요일 오후 2시 10분부터 3시까지 50분 동안 강원도 전역에 방송하기 시작한 연중 특집 '혼의 소리, 아리랑을 찾아서'는 지난 반세기 이전부터 아리랑의 쓰임새가 얼마나 다양하고 광범위한지를 알려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석용 아나운서와 필자가 대담형식으로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아리랑이 해외에 흘러간 배경과 음반 발매의 내력, 현지에서 토착화한 아리랑의 특징 등을 희귀 음반 등의 음원을 통해 직접 들어가며 쉽게 접근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따금 옛 것을 그린다. '혼의 소리, 아리랑을 찾아서'의 시그널 뮤직은 추억의 경음악, 추억의 아리랑을 이야기 할 때 친숙한 폴 모리아(Paul Mauriat)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아리랑’이다. 70~80년대 라디오 세대로 이제는 중,장년층이 된 이들에게 익숙한 음악이다.

'혼의 소리, 아리랑을 찾아서' 는 ‘추억’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아리랑의 역사와 전파 과정, 아리랑의 현재 모습 등을 차분하게 풀어가면서 주옥같은 명곡으로 자리매김한 아리랑을 선보이고 있다.

옛날 우리민족이 흘러들어간 중국, 러시아 연해주와 사할린, 중앙아시아와 일본 등지를 아리랑의 현장을 채록한 결과, 역사의 굴곡 시절 타의에 의해 강제이주한 동포들의 눈물겨운 아리랑을 현장에서 듣고 눈물 흘렸던 경험이 많기에 그가 풀어내는 아리랑엔 현학기가 없다. '혼의 소리, 아리랑을 찾아서'를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것도 이러한 현장경험과 정선아리랑연구소에서 소장하고 있는 희귀 SP, LP, EP음반이 있기에 가능했다.

지난 1월 20일 처음으로 방송된 '중국으로 간 아리랑‘편에서는 우리 국경 밖에 뿌리내린 최대의 혈족집단인 중국 조선족들이 부르는 아리랑을 선보였다. 진용선 소장이 2백만 동포가 살고 있는 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 등지를 돌아다니며 채록한 아리랑으로 우리나라에서 들을 수 없는 영천아리랑과 독립군 아리랑 해주 아리랑 등이다.

2월 24일에는 '미국으로 간 아리랑'편이 방송되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1950년대 당시 미국의 재즈 연주자로 명성을 떨치던 오스카 페티포드가 한국전쟁 당시 위문공연차 왔다가 화장실에서 우연히 들은 아리랑이 미국에서 '아디동(Ah Dee Dong)'으로 알려지는 자세한 내막과 그 당시 미국에서 발매된 피트시거(Pete Seeger) 등 저명한 가수의 음반을 소개했다. 그리고 1950년대와 1960년대 미국에서 우리나라 아리랑이 알려지는 과정을 당시 미국에서 발매된 희귀 아리랑 LP음반을 통해 설명했다.

지난 3월 방송은 “오로롱 오로롱 오로롱바이”로 시작되는 ‘이츠키의 자장가’ 등을 비롯한 ‘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SP 음반 아리랑 ’ 이었다. 정선아리랑연구소에서 소장하고 있는 희귀음반으로 일제강점기 오케레코드, 콜롬비아 레코드에서 조선땅에 축음기를 팔기 위해 일본가수들이 부른 아리랑 음반을 만들어 제작한 당시의 씁쓸한 상황을 방송 이면에서 볼 수 있었다.

4월에 방송된 ‘일본으로 간 아리랑’ 편에서는 일제강점기부터 활동했던 가수 왕수복이 일본에서 녹음한 아리랑, 남성 4중주단 다크닥스의 아리랑. 우타온니 합창단이 부른 아리랑 등 한국전쟁 이후까지 일본에서 자리 잡은 아리랑이 소개되었다. 아리랑이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애창되는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5월 26일에는 '유럽으로 간 아리랑' 편이 방송되었다. '유럽으로 간 아리랑' 편에서는 1950년대 당시 한국전에 참전한 미국 가수 피트시거(Pete Seeger)의 아리랑이 영국에 전파된 과정, 폴모리아 악단이 연주한 아리랑과 뒷이야기, 1970년대 독일인이 광부들로부터 배워서 부른 LP음반에서 독일의 살타첼로가 연주한 강원도아리랑 음반 등이 소개되었다. 특히 1978년 유럽방송연맹이 주관한 세계합창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선명회합창단의 정선아리랑은 이미 오래전 해외에 알려진 정선아리랑에 가슴 뿌듯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동안의 전파를 통해 실린 '혼의 소리, 아리랑을 찾아서'는 아리랑이 그저 단순한 민요가 아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아리랑 가락과 노래에 무한한 포근함을 느끼는 것은 한민족 저변에 깔려있는 정서의 가락이며 민족 동질성의 구체적인 언어이기에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혼의 소리, 아리랑을 찾아서'는 한 시대를 풍미한 아리랑. 몇 십 년이 흘러도 오래도록 사람들의 관심 속에 살아남는 아리랑을 찾아갈 것이다.

* 춘천 MBC 사보 <미디어 춘천 MBC> 2007년 여름 창사특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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